나는 가슴이 조여, 장난스럽게 그녀를 밀어 넘어뜨렸다.
웃음으로 그때의 감정 모두를 흘려보냈다.
흘려보내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,
순간적으로 한꺼번에 밀려온 것
전부,
말로는 이야기 할수 없고,
해서도 안 되는 그녀의 모든 것,
좋아하는 것,
두려워하는 것,
지켜져야만 하는 것.
만약 내가 남자고 그런 기능이 있었다면,
안아주었을 것이다.
만약 내가 임신부였다면 커다란 배에 살며시 두 손을 갖다 대었을 것이다.
그런 감정을 순간,
강하게 품었다.
또 다른 친구도 그랬으리라.
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보니 너무도 생생하여 눈물이 찔끔
흐를 것만 같았다.
AMURITA.BANANA.1997
102p